불법촬영 및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2·노팅엄 포리스트) 선수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됐다. 황씨는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되자마자 영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9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황의조 선수 출국금지 조치는 전날 만료됐지만, 연장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5일 황 선수를 불러 추가 조치를 진행했다”면서 “피의자 및 관련자 진술 등 확보된 증거자료를 종합해 혐의 유무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1월 18일 황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후 경찰은 12월 27일을 기한으로 1차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황씨 측이 구단 사정 등을 이유로 불응했다. 경찰은 이달 5일 또 한번 경찰 출석 요구서를 보냈으나 황씨 측은 사정상 어렵다며 불응했다.
이후 황씨는 경찰의 3차 출석 요구에 응해 지난 12·15일 경찰에 비공개 출석했다. 황씨는 조사에서 ‘피해 여성이 촬영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몇 차례 추가 조사를 진행한 경찰은 지난 16일 황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경찰은 황씨가 여러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해 수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출국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처를 내렸다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해 6월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및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네티즌을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을 포착해 황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동영상 등을 올리고 황씨를 협박한 인물은 황씨 형수로 파악됐다. 황씨 형수는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 사건은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경찰은 현 단계에서 추가로 출국금지를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경찰의 출국금지 조치가 끝난 이날 오전 11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