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수프 테러’ 당한 모나리자… 농민 시위 불똥

입력 2024-01-29 00:05
28일(현지시간)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여성 2명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향해 수프를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비싼 회화 작품으로 평가받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이번엔 ‘수프 테러’를 당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여성 두 명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며 모나리자에 빨간색과 노란색 수프를 던졌다. 이들은 프랑스 농업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시위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나리자 앞에서 “예술과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 중 어떤 게 더 중요한가” “당신들 농업정책은 병들었다. 우리 농민들은 일하다가 죽어가고 있다”고 발언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당시 현장 영상에는 두 여성이 그림 앞 보안선 밑으로 다가간 뒤 모나리자를 보호하는 유리창을 향해 수프를 던지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이들은 외투를 벗고 ‘식량 반격’이 새겨진 티셔츠를 드러내며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고 소리 지르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프랑스 농민들이 비(非)도로용 경유 면세 폐지 등에 항의하며 지난 18일부터 벌이고 있는 트랙터 시위의 연장선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시위가 계속되자 지난 26일 소 사육농장을 찾아가 농가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정부 대책이 불충분하다며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모나리자는 1956년 볼리비아 남성이 던진 돌에 훼손당한 이후 방탄유리로 덮인 채 보호되고 있어 작품이 훼손되지는 않았다.

모나리자는 높은 유명세만큼 여러 테러의 표적이 돼 왔다. 재작년에는 한 남성이 “지구를 파괴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외치며 모나리자에 케이크를 던진 바 있다. 2009년에는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해 화가 난 러시아 여성이 찻잔을 던지는 일도 있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