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두 가지 불씨…尹, ‘김건희 여사 논란’ 해명 뒤 韓, 어떤 입장 취할까

입력 2024-01-28 18:06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갈등이 봉합 수순에 접어든 모양새다. 양측은 민생을 앞세우면서 분란 소지를 없애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갈등 원인 중 하나였던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한 위원장의 미묘한 입장 변화도 주목을 끄는 대목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25일 여의도 중앙당사에 열렸던 ‘정치개혁 긴급좌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김 여사 사과를 말했나요”라고 반문한 뒤 “제가 드렸던 말씀 그대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김 여사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사과’를 요구하지는 않았다는 스탠스를 취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28일 전화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남아 있는 두 가지 불씨로 김 여사 논란과 공천 문제가 거론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설 연휴 전에 특정 방송사와의 신년 대담을 통해 김 여사 논란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논란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고, 사과한다면 갈등의 불씨는 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영남권 의원은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 내용에 대해 한 위원장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며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 메시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다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천 진행 상황도 뇌관이다.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전략공천 논란으로 국민의힘에서는 ‘사천(私薦) 논란’이 일었다. 한 위원장이 공천을 통해 ‘자기 세력 키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는 ‘용산 공천’ 대 ‘친한(친한동훈) 공천’ 싸움이 시작됐다는 주장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건희 리스크’가 예선이라면 공천은 본게임”이라며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사천 논란’ 등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향후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과 공정성 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은 “공천 심사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소관이고, 공관위가 올바르게 결정하면 될 것”이라며 공천 갈등 우려 진화에 나섰다.

한편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성동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 지역구의 현역 의원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만, 홍 원내대표가 서초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