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습격범, 한 달 전부터 범행장소 사전답사 정황

입력 2024-01-27 11:14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괴한에게 습격 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배 의원실이 공개했다. 배현진 의원실 제공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습격한 피의자 A군이 한 달여 전부터 범행 장소를 찾아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한 셈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A군은 범행일로부터 한 달여 전에 범행 현장인 서울 강남구 건물 미용실을 방문했다.

해당 미용실 관계자에 따르면 A군은 3~4주 전부터 미용실로 들어가는 통로인 1층 계단에 앉아있었다. 미용실 관계자는 방송 인터뷰에서 “3~4주 전에는 마스크를 아예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며 “모자도 안 쓰고 이어폰을 낀 채 (앉아 있었다). 저희는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범행 당일에는 1시간 전부터 미용실에 찾아온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회색 모자와 마스크를 쓴 A군은 범행 1시간 전에 건물에 도착해 미용실에 들어갔다.

미용실 관계자는 “A군이 특정 연습생의 이름을 대며 ‘친구를 만나러 왔다. 미용실을 둘러보겠다’며 미용실을 한 바퀴 돌았다”고 했다.

A군은 이렇게 미용실을 둘러보고 1시간 뒤 배 의원에게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물어 신원을 확인한 뒤 둔기를 휘둘러 습격했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A군은 갑작스럽게 오른손에 쥔 돌덩이로 배 의원의 머리를 무차별 가격하기 시작했다.

습격당한 배 의원이 곧 쓰러졌지만, A군은 멈추지 않고 계속 머리 뒷부분을 가격했다. 주변 시민들에게 제지당할 때까지 바닥에 쓰러진 배 의원의 머리를 10여초간 15차례 이상 내리쳤다. A군은 의원실 관계자에게 제압되는 순간까지도 도주하지 않고 배 의원을 응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19 구조대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고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후송된 배 의원은 치료를 받고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을 하는 등 경과를 살펴보고 있다.

A군은 “연예인을 만나러 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지만 범행에 앞서 ‘배 의원이 맞나’고 신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계획범죄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배 의원은 당시 상황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기억나는 그대로 경찰에 진술했다”며 “당연히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