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고스톱을 치던 할머니 3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거나 중상을 입힌 5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2부(재판장 어재원)는 60~70대 여성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로 재판에 넘겨진 A씨(59)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4일 오후 7시20분쯤 경북 경산시 옥산동 한 아파트에서 점당 100원짜리 고스톱을 함께 치던 지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B씨(71)를 살해하고 C씨(64) 등 2명에게 각각 전치 8주와 전치 12주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낸 피해자들이 고스톱 자리에서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 등으로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시 화투를 치다가 집에 가겠다며 아파트를 나온 뒤 흉기를 사서 돌아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피해자들이 112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휴대전화도 빼앗았다.
A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다가 하루 뒤 경찰에 붙잡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비인간적인 범행을 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고, 범행 현장을 이탈한 후 피해자들을 다시 찾아가 해치기 위해 인근 편의점에서 흉기를 구입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며 “피해자와 유족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을 인정하는 점, 정신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것이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