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면서 차량을 막아서고 위협한 7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모(70)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지난해 2월 23일 오전 7시10분쯤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에서 원 전 장관이 탄 관용차가 정문 밖으로 이동하려 하자 그 앞을 막아선 뒤 “내려서 얘기좀 하자. 나를 치고 가라”며 소리를 질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차로에서 비킬 것을 요구했지만 최씨는 계속해서 면담을 요청하며 고함을 질렀다. 자신이 쓰고 있던 헬멧을 관용차 앞쪽 바닥에 집어 던지기도 했다. 소란은 15분가량 이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국토부에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반대하는 단체 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 부장판사는 “이 사건은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국가 공권력을 경시하는 범죄로 처벌의 필요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씨가 폭력 관련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정 부장판사는 다만 “공공주택사업에 반대하는 토지 소유자인 피고인이 위 사업에 대한 토지 소유자들의 의견을 들어달라며 장관 면담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여 그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