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달 표면에 착륙한 일본 달 탐사선 ‘슬림(SLIM)’이 당초 목표에서 55m 떨어진 곳에 착륙한 것으로 확인됐다. 달 표면 착륙 후 거꾸로 선 듯한 슬림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됐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이날 일본 우주항공개발연구기구(JAXA) 발표를 인용해 슬림이 목표 지점으로부터 동쪽 55m 정도 위치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목표로 했던 오차 100m 이내 ‘핀포인트 착륙’에 성공한 것이다.
사카이 신이치로 JAXA 프로젝트팀 매니저는 “스스로 점수를 줬을 때 핀포인트 착륙은 100점 만점”이라며 “전망한 대로 실력을 발휘해줬다”고 밝혔다. 구니나카 히토시 JAXA 우주과학연구소장은 지난 20일 착륙 직후 기자회견에서 배터리 문제로 달 표면 조사가 힘들어진 점을 이유로 “이번 프로젝트는 겨우 합격인 60점”이라고 평가했었다.
JAXA는 이날 슬림에서 분리된 소형 로봇 ‘소라-Q’가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요미우리신문 온라인판은 “달 표면에 엔진이 위로 향해 거꾸로 서 있는 상태로 착륙하는 기체 모습이 촬영돼 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거꾸로 선 슬림의 모습과 관련해 “달 표면 고도 50미터에서 두 개 엔진 중 하나가 추진력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전지 패널 방향 역시 태양 빛이 들어오지 않는 서쪽을 향해 있다. JAXA는 패널이 아래를 향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태양과의 위치에 따라 발전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슬림은 지난해 9월 7일 일본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 47호기에 실려 발사됐다. 지난 20일 세계에서 5번째로 달 표면 착륙에 성공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