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의 늪’ 탈출… 저커버그, 빌 게이츠 추월할까

입력 2024-01-26 00:02
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스(당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10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암호화폐 사업 관련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위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SNS 플랫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 플랫폼스가 28개월 만에 ‘1조 달러 클럽’으로 복귀했다. 이 틈에 세계 재벌 순위 5위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4위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자산 규모에서 바짝 추격했다.

메타의 시가총액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시장분석업체 컴퍼니스마켓캡에서 1조40억 달러(약 1341조3440억원)로 집계됐다. 주가는 같은 날 오전 6시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거래소에서 1.43%(5.50달러) 상승한 390.70달러에 마감됐다. 시총은 주가 상승을 타고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날 밤 11시30분 본장을 다시 개장한 나스닥거래소에서 메타의 주가 등락에 따라 시총도 바뀔 수 있다.

메타는 2021년 9월 이후 2년4개월 만에 ‘1조 달러 클럽’으로 돌아왔다. 그 전까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유행을 탄 메타버스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페이스북이었던 기업명을 메타로 바꿀 만큼 저커버그는 메타버스 사업에서 성공을 확신했다. ‘메타버스의 늪’에 빠졌던 셈이다.

나스닥 시장의 거품 붕괴는 2021년 11월부터 찾아왔지만, 메타의 주가 하락은 2개월이나 빨랐다. 이후 시총이 2360억 달러(약 315조3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렇게 몰락하는 듯했던 메타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인공지능(AI) 투자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서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메타까지 6개다. 스마트폰 아이폰 제조사 애플(3조7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조9910억 달러), 구글‧유튜브 모기업 알파벳(1조8700억 달러),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1조6210억 달러),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1조5150억 달러)가 견고한 ‘1조 달러 클럽’을 구성하고 있다.

미국 외 국가 가운데 세계 시총 3위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2조460억 달러)가 유일하게 ‘1조 달러 클럽’에 들어갔다.

미국 CNBC방송은 메타에 대해 “AI 분야의 강자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메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메타의 시총 증가는 저커버그의 자산을 늘렸다. 저커버그의 자산은 같은 날 기준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에서 1410억 달러(약 188조3055억원)로 평가됐다. 세계 5위 재벌로 자리하고 있다. 재벌 순위 4위인 게이츠의 자산 평가액은 1420억 달러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지난 13일까지 게이츠의 자산 평가액은 1404억 달러, 저커버그의 경우 1353억 달러였다. 이들의 자산 규모 차이는 약 2주 만에 51억 달러에서 10억 차이로 빠르게 줄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