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라면 업체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김치라면’ 표지에 중국 동북지방의 절임 음식을 의미하는 ‘라바이차이(辣白菜)’를 표기해 논란이 불거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7월 ‘공공용어 번역·표기 지침’을 개정해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다듬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5일 페이스북에 “‘라바이차이’는 중국 동북지방의 배추절임 음식으로 우리의 ‘김치’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면서 “국내외로 김치에 관한 기본적인 표기부터 잘 사용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25일 구글 검색 결과에 따르면 수출 상품인 ‘김치 라면(Kimchi Ramyun)’의 상품명은 대부분 영문 표기와 함께 중국어 라바이차이로 소개됐다. 구글 번역기에서도 김치는 라바이차이 또는 파오차이(泡菜)로 번역되고,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만 ‘신치’로 번역되는 실정이다.
서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 및 글로벌타임스의 김치 도발 기사,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 내 백과사전의 김치 기원 왜곡 등 지속적인 ‘김치 공정’을 펼쳐 왔다”며 “잘못된 중국어 표기는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한국 정부는 ‘공공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일부 개정을 통해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로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지침에 따르면 한국 문화와 관련된 명칭은 전통성을 드러내기 위해 본래 명칭을 음역(최대한 유사한 소리를 내는 한자로 표현)하도록 규정한다. 김치는 신치(辛奇), 동동주는 동동지우(冬冬酒)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 교수는 “아무쪼록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널리 떨칠 수 있도록 우리 기업도 올바른 김치 표기에 힘을 모아주시기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