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버닝썬 사건’으로 실형을 살고 지난해 출소한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3)가 최근 행사에서 동료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6)을 언급해 빈축을 산 가운데 과거 팬미팅에서 사업 계획을 떠벌린 영상이 재조명됐다.
25일 온라인에서 이목을 끈 영상은 빅뱅 활동 당시인 2017년 1월 열린 빅뱅 팬미팅의 한 장면이다. 당시 팬미팅에 참석한 팬이 그해 8월 유튜브에 올렸던 영상인데 최근 승리의 ‘지디 팔이’ 논란 때문에 7년 만에 다시 주목받게 됐다.
당시 빅뱅 다섯 멤버들이 나란히 앉아 토크를 이어가던 상황이었다. 진행은 방송인 전현무가 맡았다. 토크 중 ‘승리가 계획 중인 또 다른 사업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정답을 맞히는 순서에서 멤버들이 잇달아 오답을 말하자 승리는 나서서 정답이 ‘암 진단 키트’라고 밝혔다.
승리는 이어 거창한 사업 계획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대한민국에는 세 가지의 강력한 사업이 있다. 첫 번째는 IT, 두 번째는 바이오, 세 번째는 코스메틱”이라며 “(흔히들) 독일과 일본 바이오가 강력하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바이오가 굉장히 강력하다. 여러분이 머리 아플 때 먹는 아스피린도 거의 다 한국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암 진단을 위해 엑스레이도 찍어야 되고 피도 뽑아야 하지 않나. 그럼 돈이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앞으로는 소변만 받아서 암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면서 “제가 지금 암 진단 키트를 전문가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 많은 분이 꼭 사전에 암을 발견해 암 발생률을 낮추고 싶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승리가 계속 발언을 이어가려 하자 멤버 대성은 “그건 인스타그램으로 올려 달라”며 말을 끊었다. 전현무도 “제품 설명회 잘 들었다”며 웃었고, 지드래곤은 “그런 건 정말 확실해진 다음에 (얘기하라)”라며 자제시켰다.
하지만 승리는 “나중에 제품이 나오면 한 번씩 써주시길 바란다” “3월에 시제품이 판매된다”며 홍보를 계속했다. 이에 지드래곤은 “저 정도 단계면 뉴스에 나와서 모든 분이 아셔야 한다”면서 석연치 않음을 지적했다. 승리는 끝까지 “멤버들이 몰라서 그렇지 기사로 나온 상태다. 집에 갈 때 한번 포털사이트에 쳐 보시라”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기꾼 같다” “팬들 상대로 장사하나” “팬미팅에서 저런 얘기를 왜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스피린은 독일 바이엘사에서 개발한 약”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는 미국 ‘테라노스 사기 사건’과 비교하기도 했다. 생명공학 기업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가 소량의 혈액으로 질병 진단이 가능한 키트를 발명했다는 허위 주장을 했다가 징역 11년3개월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앞서 승리는 최근 한 해외 행사에서 지드래곤을 언급해 빈축을 샀다. 그는 지난 22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라운지바에서 무대에 올라 “언젠가 지드래곤을 이곳으로 데려오겠다”고 영어로 외쳤다. 지드래곤과 태양이 함께 부른 곡 ‘굿 보이’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 “지디 팔이를 하고 다닌다” “빅뱅 이름에 먹칠 그만하라” 등 비판이 이어졌다.
2006년 빅뱅 막내로 데뷔한 승리는 사내이사로 재직하던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논란으로 2019년 팀을 탈퇴하고 연예계에서 은퇴했다. 2020년 1월 상습도박, 성매매, 성매매 알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특수폭행교사 등 9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같은 해 3월 육군 제5포병단에 입대한 승리는 군사법원 재판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고 국군 교도소에 수감됐다. 2심에서 1년6개월로 형량이 줄었고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돼 민간 교도소인 여주교도소로 이감됐다. 대법원은 승리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6개월을 확정했다. 승리는 지난해 2월 만기 출소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