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해외서 1만부 이상 팔린 한국문학 7종… ‘저주토끼’ 영어판은 2만부

입력 2024-01-24 18:22
정보라가 쓴 '저주토끼' 영어판(왼쪽)과 손원평의 '아몬드' 일어판.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영어판이 2022년 한 해에만 2만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 일어판은 4년 동안 12만부 넘게 팔렸다.

24일 한국문학번역원이 발표한 ‘2023 한국문학 해외출간 도서 판매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간 해외에서 5000부 이상 판매된 한국문학 작품은 총 60종이었고 이 중 27종은 1만부를 넘었다.

번역원은 2018~2022년 5년간 번역원 지원을 받은 41개 언어권 776종 도서를 대상으로 해외 출간 한국문학의 2022년 판매실적을 조사했다.

‘저주토끼’(영역·정보라), ‘아몬드’(일역·손원평), ‘서른의 반격’(일역·손원평), ‘캐비넷’(영역·김언수), ‘82년생 김지영’(독역·조남주), ‘새롭게 만나는 한국 신화’(러시아어역·이경덕), ‘엄마를 부탁해’(중역·신경숙) 등 7종은 2022년 한 해에만 1만부 이상 판매됐다.

특히 러시아어로 소개된 이경덕의 ‘새롭게 만나는 한국 신화’는 번역원의 인문·사회 장르 번역지원작 중 최초로 출간 연도에 1만부를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번역원은 “한국문학이 ‘문학 한류’의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에 안정적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며 “한강, 정유정, 조남주 등 이미 해외 독자에게 활발히 소개됐던 작가 외에도 정세랑, 최은영, 이미예 등 새로운 작가의 등장이 눈에 띈다”고 분석했다.

해외 독자들의 관심이 한국 소설 외에도 그래픽노블, 인문·사회서, 힐링 에세이 등으로 다변화되는 모습도 확인됐다. 특히 그래픽노블은 2020년 김금숙의 ‘풀’과 2021년 마영신 ‘엄마들’이 미국 하비상을 수상한 이후 판매량이 늘어난 뒤 높은 판매고를 유지하고 있다. 김 작가의 ‘풀’ ‘기다림’ ‘준이 오빠’ 등 3종은 9개 언어권에서 6만5000부 이상 판매됐다.

유럽에선 한국형 힐링 에세이 장르에 대한 선호가 눈에 띈다. 정목의 ‘비울수록 가득하네’(불역), 혜민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독역), 류시화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독역) 등이 현지에서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지난해에도 번역원 지원으로 각국 대형 출판사를 통해 다양한 한국문학 번역·출판이 이어진 만큼 출간 종수와 작품별 판매량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면서 “역량을 갖춘 해외 우수 출판사를 계속 발굴해 다양한 한국 작품이 소개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