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민생’ 앞세우며 ‘봉합’ 주력…‘김 여사 리스크’·김경율 문제엔 ‘마이웨이’

입력 2024-01-24 17:48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대학생 현장간담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우리 정치의 핵심은 결국 민생”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해온 것들 전부 다 민생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가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민생’을 앞세우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봉합에 주력했다. 한 위원장은 23일 충남 서천의 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 점검을 마치고 윤 대통령과 전용열차를 타고 귀경한 뒤 “(윤 대통령과 열차 안에서)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서로 잘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여권 내부 충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김경율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 등에 대해선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숭실대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딱 지난번 했던 말 그대로”라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제 생각은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다”면서 “지금까지 말씀드려온 것에 대해서 더 말씀드리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18일),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19일)라는 발언을 내놓았다. 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김 여사 논란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겠지만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국회에서 ‘김 비대위원 사퇴가 여권 갈등의 출구전략이 될 수 있는가’ 취지의 질문을 받고 “그런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를 촉구했던 김 비대위원을 교체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한 위원장이 김 여사 논란과 김 비대위원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것과 관련해 향후 여권 내부 재충돌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숭실대 간담회에서 대학생들을 향해 “민주당 운동권 세력은 운동권 정치인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데, 저는 그분들에겐 죄송한 마음이 전혀 없다”며 “그렇지만 지금의 청년 여러분에겐 죄송한 마음이 실제로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숭실대 간담회를 마친 이후 서천 시장 화재 현장을 윤 대통령과 함께 찾은 데 대해서는 “여당 대표로서 재난 현장에 갔던 것이고, 특별히 그것(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획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치쇼’라는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에는 “그러면 대통령도 오시고, 저도 오는데, 거기서 따로따로 가야 맞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일부 시장 상인들이 반발한 데 대해선 “다 그러시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정부와 여당이 신속하게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인들을 뵀고, 충분한 지원책을 약속드리고, 바로 실행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구자창 정우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