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 충전소 확장 경쟁… 수입 전기차 급증에

입력 2024-01-25 00:01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에 대규모 전기차 충전 시설 건설을 예고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수입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전동화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는 회사가 다수인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해부터 국내에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충전 허브’로 불리는 고출력 충전소는 현재 미국, 독일,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운영되고 있는데, 한국에도 설치되게 된다.

벤츠는 내년까지 25개의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총 150개의 충전 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충전 허브가 구축될 위치는 정해지지 않았다. 벤츠 관계자는 “어느 곳에 세울지는 모색 중”이라며 “고객들의 여행 정보, 충전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합한 장소에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벤츠의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는 벤츠 차량 이용 고객뿐 아니라 모든 전기차 보유자가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는 자사 차량 이용 고객만 이용하는 ‘폐쇄형’과 개방형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벤츠를 제치고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탈환한 BMW는 올해 국내 시장에 1000기 이상의 전기차 충전기를 확보하는 ‘차징 넥스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BMW는 국내에 이미 1100기 이상 전기차 충전기를 확보 중인데, 계획이 완성되면 국내에 총 2100기 이상의 충전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BMW는 ‘허브 차징 스테이션’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단순 충전이 아니라 충전과 휴식을 겸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볼보는 올해 1000억원을 투자해 충전 서비스센터 6곳을 추가 건립한다. 볼보는 현재 34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전국 12개 주요 장소와 15개 포르쉐 센터에 초급속 충전기를 설치한 포르쉐코리아는 2025년까지 모두 250기의 AC 충전기를 추가로 설치한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로는 국내에서 수입 전기차가 꾸준히 성장세라는 점이 꼽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팔린 수입 전기차는 모두 4만3031대로 집계됐다. 2019년 4799대 비하면 8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오너에 대한 고객 경험을 높이고, 향후 브랜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전달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