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주요 외신이 대서특필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00달러(약 295만원)짜리 디올 핸드백이 한국의 여당을 뒤흔들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 목사가 2022년 9월 몰래 촬영한 영상에 김 여사가 디올백을 받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 영상으로 촉발된 논란이 한국의 극도로 양극화된 정치적 분위기 속에 최근 가열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사건 개요와 야당의 반발 등 진행 상황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가방 논란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속에 지지율이 하락한 윤 대통령에게 또 다른 정치적 문제를 안겨줬다”며 “여론조사 결과 한국인의 약 5분의 3(60%)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는 디올백 사건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본 반면 30%는 비윤리적인 몰래카메라 함정으로 본다”며 “대다수 한국인은 이 의혹이 조사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WSJ는 “가방 사건은 여당 내에도 파문을 일으켰다”면서 “당원 중 한 명은 영부인을 프랑스 혁명 전 프랑스의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뒤 사과했다”고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관련 논란을 거론했다.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주 ‘해당 영상이 몰래카메라 함정이지만 국민들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직위에서 물러나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 상황도 언급했다.
WSJ는 또 “영부인이 논란을 일으킨 건 디올백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며 “2022년 5월 윤 대통령 취임 전 김 여사는 교직 이력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여사는)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면서 “대통령실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고, 윤 대통령은 이달 초 김 여사 특검법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여사는 한 달 넘게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졌다”며 “그녀가 마지막으로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과 함께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했을 때였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