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김건희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것을 두고 자신의 ‘거친 언행’은 사과했지만 김 여사가 명품백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고수했다.
김 비대위원은 23일 “사퇴할 뜻이 없다”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또 “김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한 것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은 그대로”라며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김 비대위원은 전날 회의에서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서 반발이 나오자 고개를 숙인 것이다.
하지만 김 여사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지는 않았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 비대위원은 “문제를 거칠게 나눈다면 전 변한 게 없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교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직접 비교한 것이 아니고, 해당 문제가 국민의 이성보다는 감성을 건드렸다는 측면에서 비슷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전날 공개적으로 사과는 했지만 내용은 바로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김 비대위원은 지난 17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최순실 국정농단 촛불집회 뒤풀이에서 참여연대 역사학 교수님 한 분이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 것 같냐’고 해서 우리는 당연히 자유 평등 같은 이념을 연상했는데,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드러나니까 감성이 폭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 명품백 논란을 언급하며 “지금 이 사건도 이성적 합리적으로 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감성을 건드렸다고 본다”며 “국민의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바짝 엎드려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