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미끼로 20억 투자금 가로챈 일당…피해자 30명

입력 2024-01-23 18:13
압수한 현금 다발. 인천 서부경찰서 제공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모아 20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범죄집단조직·가입·활동과 사기 등 혐의로 A씨(36) 등 총책 3명을 구속하고 홍보·모집책 B씨(40)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 등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가짜 투자 리딩(종목 추천)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피해자 30명으로부터 21억6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 광고와 전화,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원금 대비 최고 300%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또 가짜 온라인 사이트를 만든 뒤 실제로 코인 거래가 이뤄지거나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꾸며 추가 투자까지 유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사이트 이용자가 매수 버튼을 눌러도 매도가 되도록 조작했을 뿐 아니라 투자금 손실이 피해자의 실수로 발생한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피해자 연령대는 대부분 50∼70대였다. 한 70대 남성의 경우 20여차례에 걸쳐 총 3억1500만원을 날려 가장 큰 피해를 봤다.

A씨 등은 과거 중고차 매매업을 하며 알게 된 동료와 선·후배 관계다. 불법 투자 리딩방을 운영할 당시에는 홍보팀·모집팀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아울러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주기적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수십개의 대포폰·대포통장을 이용하거나 조직원 간 가명을 사용했다.

경찰은 A씨 등을 체포하면서 차량 트렁크 등에서 현금 8690만원을 압수했다. 은닉재산도 추적해 총 4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기소 전 추징보전으로 동결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로 확인된 부당 이익 5억6000만원에 대한 추징보전도 신청할 예정”이라며 “최근 피의자들을 모두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