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로서 시속 40㎞ ‘저속주행’ 유튜버… “안전운전일 뿐”

입력 2024-01-23 14:36 수정 2024-01-25 00:27
서울 영등포구에서 바라본 올림픽대로 진입 방향에서 차량들이 정체를 빚고 있다. 뉴시스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시속 40㎞로 ‘저속 주행’하는 영상을 촬영해 게재한 유튜버가 논란이다. 이 유튜버는 ‘교통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에 “그럼 과속을 해야 하나”고 응수하며 앞으로도 저속주행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23일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도로연수닷컴’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올림픽대로에서 차로 변경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을 올렸다.

A씨는 5차로에서 2차로로 세 차로을 옮겼는데, 이 과정에서 차량 속도를 시속 40㎞ 정도로 유지했다.

영상을 보면 A씨가 왼쪽으로 차로을 변경하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자 옆 차로 뒷 차량이 속도를 줄인다. 하지만 A씨는 즉각 차로을 변경하지 않고 느린 속도를 유지하며 천천히 끼어든다. 이 과정을 세 번 반복해 5차로에서 2차로로 변경했다.

A씨는 이 영상을 촬영하며 “천천히 들어가며 앞차와의 간격을 벌려놔야 다음번에 차로 변경할 때에도 또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인이 유발한 차량 정체를 보다 못한 카니발 차량이 자신을 추월하자 “성질이 급해서 저런다”고 비난했다.

A씨의 이 같은 ‘저속 주행’은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됐다. 운전자들은 주로 ‘지나친 저속주행도 과속만큼 위험하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교통 정체가 발생한다’는 의견을 남기며 A씨를 비판했다.

그러자 A씨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자동차는 안전하게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안전운전’ 영상만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과속하고 신호위반 하다가 사고를 내면 정당화가 되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일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 자동차”라며 “과속한 차량으로 내 가족이 다쳤다고 생각해봐라. 그분을 용서할 수 있는가. 몇 분 빨리 가려고 과속하고 신호위반 하려다 가해자가 되면 인생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전을 무시하고 무조건 속도와 흐름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앞으로도 안전운전 영상만 올릴 예정이다. 많은 분들이 제 영상을 보고 ‘빠른 운전’이 아닌 ‘안전 운전’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A씨의 주행습관이 교통 정체와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며 비판했지만, 현행법상 A씨의 행동을 막을 방법은 없다. 도로교통법은 법으로 정해진 ‘최저속도’ 이하로 주행했을 경우만 처벌하도록 돼 있는데, 올림픽대로의 최저속도는 전 구간이 시속 30㎞인 탓이다.

한편 A씨는 불법으로 도로연수를 하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채널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