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요양병원…“치매노인 입에 테이프, 환자 때리기도”

입력 2024-01-23 07:15 수정 2024-01-23 10:19
간병인이 치매 노인 환자 입에 테이프를 붙이거나(왼쪽 사진) 10대 뇌질환 환자에게 폭행을 가하기도 한 인천의 한 요양병원. KBS 보도화면 캡처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이 치매 노인 환자 입에 테이프를 붙이거나 10대 뇌질환 환자에게 폭행을 가하는 등 비인간적인 처우를 한 것으로 전해져 공분이 일고 있다.

22일 KBS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인천의 한 요양병원 병실 화장실에서 뇌질환 환자 A군(19)이 볼일을 본 뒤 속옷도 채 입지 않은 상황에서 간병인이 A군의 머리를 때리더니 강제로 화장실 밖으로 끌어냈다.

A군이 바닥에 주저앉자 간병인은 다리를 꺾어 올려 질질 끌고 갔다. A군은 침대에 던져진 뒤 손과 발이 묶였다. 해당 장면은 병실 내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간병인이 10대 뇌질환 환자에게 폭행을 가한 인천의 한 요양병원. KBS 보도화면 캡처

한 병원 직원은 “그걸(CCTV 영상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피해 환자는) 까꿍놀이를 좋아하는 서너 살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다. 자기방어가 전혀 되지 않는 아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병원은 사건 직후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환자와 간병인을 분리하지도 않았고 보호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군에게 다친 곳이 없었고,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이 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간병인이 10대 뇌질환 환자에게 폭행을 가한 인천의 한 요양병원. KBS 보도화면 캡처

이 병원의 또 다른 간병인은 80대 치매 환자의 입에 박스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한 병원 직원은 “전혀 거동을 못하시는 분인데 사람을 그렇게 대하면 안 되는 거잖나”라며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으시더라”라고 매체에 전했다.

병원 측은 간병인의 환자 폭행에 대해 “환자의 예측 불가한 행동을 고려했을 때 행위는 거칠게 보이더라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간병인이 환자 입을 박스테이프를 붙인 행위에 대해선 “환자가 변을 입에 넣으려고 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