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사당화?…“한동훈, ‘김경율 출마’ 지도부와 상의”

입력 2024-01-23 04:14 수정 2024-01-23 09:57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천 계양을 출마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 미리 상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은 김 위원의 마포을 출마 소개, 원 전 장관의 계양을 출마 소개 모두 사전에 당 지도부와 사전 상의했고, 모두 좋아했던 것으로 안다”고 22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사천’ 논란이 불거진 두 사례 모두 한 위원장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당 지도부와 핵심 관계자들의 상의를 거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유망 인재가 양지를 포기하고 험지에 도전한다고 하면 ‘붐업’ 차원에서 소개할 수 있는 것”이라며 “공천을 한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는 “한 위원장은 당연히 지도부 동의를 얻어 발표한 것이고, 원 전 장관 케이스도 똑같은데 그건 왜 사천 이야기를 안 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온 김 비대위원만 ‘사천’ 논란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사회자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입장 표명과 사과를 주장하는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발표한 것 등을 문제 삼아 전날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고, 한 위원장은 이를 즉각 거부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한동훈 사당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일 뿐 막무가내로 사퇴를 요구한 게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김 여사를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했던 김 비대위원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이 있었다”며 “좀더 정제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