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딸기’ 절도범, 잡고 보니 이웃…“바구니당 5만원에 팔아”

입력 2024-01-22 14:16
국민일보 DB

경남 김해시 농가에서 딸기 수백㎏이 사라진 일명 ‘김해 금딸기 사건’의 범인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붙잡혔다.

김해서부경찰서는 김해시 일대 딸기 재배 하우스에서 딸기 수백㎏을 훔친 혐의(상습 절도)로 50대 A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김해시 한림면 일대 딸기 재배 하우스에 몰래 들어가 시가 780만원 상당의 딸기 약 390㎏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평소 딸기 하우스에 잠금장치가 잘 돼 있지 않은 것을 노리고 인적이 드문 밤 시간대만 골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손전등을 켜고 하우스에 들어가 바구니 10여개에 딸기를 나눠 담아 자기 차에 싣고 달아났다고 한다. 그러고는 날이 밝으면 김해시와 밀양시 주점 등에 딸기 한 바구니에 5만원씩을 받고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 주변 CCTV 등을 통해 A씨가 타고 다닌 차량 동선을 추적해 김해시 한 주점 인근에서 A씨를 붙잡았다. 범행 당시 밭고랑이 심하게 훼손되지 않은 점에 비춰 범인은 농사일을 잘 아는 사람일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무직으로 실제 농사를 지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공범 및 여죄 여부 등에 대해 추가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해 금딸기 사건은 지난 2일 피해 농민들이 시설하우스 8개 농가 11개 동에서 딸기가 한꺼번에 사라진 것을 경찰과 면사무소 등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초 피해 농민들은 하루 수확 양을 추정해 2t가량을 절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약 400㎏이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피해 농민들은 추가 절도를 막기 위해 한겨울 추위 속 농막에서 새우잠까지 자며 딸기를 지키기도 했다.

지난 17일에는 전남 강진군 일대에서도 여러 건의 딸기 도난 피해가 접수됐다. 딸기 절도가 잇따르는 것은 딸기 가격이 크게 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절도 피해를 당한 전남 강진의 한 농민은 “지난해 12월 기준 1㎏에 1만6000원하던 딸기가 올해는 50% 가량 오른 2만4000원선에 거래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