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협곡, ‘케리아’ 류민석의 먹이사슬 지키기

입력 2024-01-19 22:21
LCK 제공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관계자들은 T1의 강점 중 하나로 선수단의 탁월한 메타 해석과 티어 정리 능력을 꼽는다. 다섯 선수 모두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만, 그중 특히 ‘케리아’ 류민석의 게임을 읽는 능력은 전 세계 현역 중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런 류민석은 2024시즌을 맞아 라이엇 게임즈가 적용한 대격변 패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9일 광동 프릭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기자실 인터뷰에서 그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다.

T1은 1패 뒤 1승으로 첫 주 차에 성적의 균형을 맞췄다. 지난 젠지와의 맞대결에서 접전 끝에 패배했던 이들은 이날 광동 상대로 한층 더 깔끔한 게임을 선보였다. 지난 이틀의 시간을 달라진 협곡을 분석하는 데 오롯이 투자한 성과였다.

류민석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는 맵이 바뀐 뒤 적응을 못 하고 있었다”면서 “지난 젠지전과 다른 팀들의 경기를 보면서 맵 변경 이후 운영 방법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맞춰 연습 중이다. 이번 메타와 맵에 맞는 운영을 찾기 위해 팀원들과 다같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달라진 협곡의 지형지물이 그의 계산에 오차를 만들어낸 원인이었다. 그는 “바뀐 지형 때문에 바텀에서 미드, 미드에서 탑 가는 동선이 바뀌어 이동 시간에 차이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바텀 듀오가 미드에 서 있다가 탑을 깨고 와도 다시 미드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전에는 시간이 충분했을 상황인데 최근에는 한 템포씩 늦게 도착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블루와 레드 사이드의 유불리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류민석은 맵 변경 이후 레드 사이드가 더 불리해졌다는 대부분의 평가와는 다르게 전망했다. 그는 “최근에는 레드 팀이 바텀에서도, (라인전 이후) 미드 본대에 섰을 때도 이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본격적인 스크림 시작 전에는 레드 사이드 바텀이 불편하단 얘기를 들어서 그렇게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느끼기로는 블루 팀에서는 와드를 박아도 압박을 받는 위치가 많다. 라인전에서도, 본대에 섰을 때도 그렇다. 반면 레드 팀으로서는 상대 바텀을 압박할 때도, 본대에서 포커싱을 할 때도 지형이 뚫려 있어서 압박을 덜 받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젠지전에 이어 다시 한번 선보인 원거리 딜러의 ‘세계 지도집’ 구매 빌드는 임재현 코치의 아이디어였다고도 밝혔다. 류민석은 “사실 젠지전 전날까지도 연습에서 시도해본 적이 없었다”면서 “젠지전 전날 새벽에 임 코치님이 ‘구마유시’ 이민형에게 중국 선수들의 플레이 예시를 소개해줬다. 이후 솔로 랭크에서 한 번 해보니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