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오바마 영상으로 尹대통령 비판 “심기 경호”

입력 2024-01-19 05:49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과거 재임 시절 모습이 담긴 동영상.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 도중 한 청년이 소란을 피우자 이를 만류하려던 경호원들을 직접 제지하며 대화와 연설을 이어나갔다. 유튜브 스노우볼 캡처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를 하던 강성희 진보당 의원(전주시을)을 강제로 끌고 나간 사건에 대해 가칭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심기 경호”이자 “과도한 경호”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이 아니라 어느 국민이라도 국정의 잘못을 지적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지가 들려 나갈 이유는 없다”며 “경호상의 위협이었다면 다른 제지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목청이 커도 목소리로 사람을 해할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입을 막은 것은 실체적 위협에서 대통령을 지키는 목적보다 대통령 귀에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려는 심기 경호의 목적”이라고 꼬집으면서 “과거 우리는 과도한 경호에 익숙해진 지도자들이 걷던 길과 그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전 대표는 해당 게시글과 함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영상을 공유했다. 지난 2013년 11월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이민 개혁안 연설이 담긴 영상인데,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민자 청년의 항의에 대해 경호원들의 제지를 만류하면서 존중하는 자세를 보였다. 윤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영상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단에 서자 한 이민자 청년은 “지난 추수감사절 때부터 가족을 보지 못하고 있다”, “매일 같이 수많은 이민자의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고 외쳤다. 이 청년의 항의에 다른 이민자들도 “추방을 중단하라”고 연호하면서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과거 재임 시절 모습이 담긴 동영상.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 도중 한 청년이 소란을 피우자 이를 만류하려던 경호원들을 직접 제지하며 대화와 연설을 이어나갔다. 유튜브 스노우볼 캡처

그러자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를 본 오바마 전 대통령은 “괜찮다, 청년들을 그냥 두시라. 내가 마무리 지을 테니 신경 쓰지 말라”며 만류하는 듯한 손짓을 취했다. 그러자 이 남성들은 퇴장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난 이 젊은이들의 열정을 존중한다. 왜냐하면 이 청년들은 진심으로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거니까”라며 연설을 이어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