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선교의 어머니’ 문준경(1891~1950) 전도사의 순교 정신과 영성 회복을 지향하는 ‘임진각순례자의교회 문준경영성관’이 세워졌다.
정원영 목사는 최근 경기도 파주 문산읍 교회에서 입당 예배를 드리고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문 전도사의 증손자인 정 목사는 저서 ‘영원한 전도자, 하나님의 사람 문준경’ 등을 펴내고 그의 순교 정신을 알리고 있다. 한국교회의 순교 유산으로 자리매김한 문 전도사는 전남 신안을 중심으로 다도해의 섬들을 돌면서 복음을 전하고 진리·중동리·대초리·방축리 교회 등을 설립했다. 1950년 10월 증동리교회 근처 바닷가에서 공산당원들에 의해 순교했다.
정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임진각에 자주 오가던 어느 날 하나님으로부터 문준경과 문산읍의 연결고리에 대한 통찰력을 받았다”며 “문 전도사는 북한군에 순교 당하는 순간까지도 그 영혼을 안타까워하셨다. 그의 용서와 화해 정신이 후손에게 이어지길 바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교회가 완공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전했다. 2022년 6월 개척 예배를 드린 후 건축하려던 계획은 팬데믹과 경제 위기 등으로 잠시 중단됐다. 교회는 지난해 3월 건축의 첫 삽을 뜬 이후 10개월 가까운 작업 끝에 11월 완공됐다.
이 교회는 기존 교회처럼 전도하고 목양하는 방식의 교회 운영보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누리고 문 전도사의 영성을 느끼고 싶은 이들은 누구나 방문하는 ‘열린 교회’로 운영된다. 문 전도사의 이름을 딴 영성관은 따 89.3㎡(27평) 건물로 건축됐다. 혈혈단신으로 섬 지역에서 복음을 전한 문 전도사 관련 기록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교회동은 9.9㎡(3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누구나 하나님과 대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했다. 작은 교회 운동을 펼치는 제주순례자의교회(김태헌 목사)를 이은 네 번째 순례자의교회로 건축됐다.
정 목사는 “교회가 세워진 후 ‘임진각 일대에 기도 순례길’을 조성하는 것 또한 향후 계획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