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中, 공식 발표 2주 전 코로나19 인지”

입력 2024-01-18 08:01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공식 발표하기 최소 2주 전 해당 바이러스의 존재를 인지하고 유전자 분석까지 마쳤다는 문건을 미국 정부가 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과학자들이 2019년 12월 28일 코로나19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 자료를 연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미 보건복지부가 작성해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통상위는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추적하고 있는 위원회다.

중국 과학자들이 염기서열 분석 자료를 등록한 시점은 중국 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 알린 2020년 1월 11일보다 2주가량 빠르다. 중국은 그때까지 우한에서 폐렴 증상이 속출했지만, 원인 불명이라는 입장만 고수했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분석한 학자는 중국 의학과학원 산하 세균연구소 소속인 런리리 박사다. 런 박사는 염기서열 분석 정보를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젠뱅크’에 등록했다. NIH는 런 박사에게 관련 세부 사항을 요청했지만 응답받지 못했다. 런 박사는 해당 정보를 2020년 1월 16일 삭제했고, 자신의 발견을 논문으로 발표하지도 않았다.

미 보건부는 런 박사가 등록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 정보는 중국 당국이 발표한 염기서열 분석 정보와 거의 같다고 설명했다. 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런 박사의 염기서열 정보가 2020년 1월 5일 중국 보건 당국과 공유됐지만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WSJ은 “이번 정보는 코로나19가 감염된 동물에서 비롯된 것인지 실험실 유출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논쟁을 밝히지는 못한다”면서도 “전문가들은 (중국이 숨긴) 2주의 시간이 코로나19 확산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 방법이나 백신을 개발하는 데 있어 결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고 설명했다.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에너지통상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이 이른바 ‘팩트’라고 발표하는 것들을 신뢰할 수 없다”며 “그러한 정보에 근거한 과학 이론의 정당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