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당무에 복귀하면서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하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그 정도면 망상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취재진이 이 대표의 당무복귀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 정도면 망상 아닌가”라며 “칼로 죽여본다, 누가 죽여본다고? 제가? 아니면 우리 국민의힘이? 아니면 국민들이?”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건 그냥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 굉장히 나쁜 범죄를 저지른 것뿐”이라며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걸 정치적으로 무리하게 해석하는 건 평소 이재명 대표다운 말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를 방문했다가 김모씨가 휘두른 등산용 칼에 목 부위를 찔렸다. 이 대표는 피습 15일 만인 이날 당무에 복귀해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면서 “국민들께서 저를 살려주신 것처럼 국민들께서 이 나라의 미래를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책임지고 제대로 이끌어 가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망상’ 발언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정치 테러로 죽음의 고비를 넘긴 야당 대표에게 망상이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한 위원장은 최소한의 공감 능력과 인간에 대한 예의부터 갖추라”고 비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