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교권 침해 나비효과…“대입에서 수능보다 인성 더 봐야”

입력 2024-01-17 20:40

대학입시에서 인성을 가장 많이 살펴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줄곧 1위였던 수능은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정순신 변호사 자녀의 학교폭력 파문과 교권 침해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이런 내용의 ‘교육 여론조사(KEDI POLL 2023)’를 17일 공개했다. 이 조사는 교육부와 교육개발원이 1999년부터 한국 교육과 교육 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매년 시행해온 조사다.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17일까지 19세 이상 성인 4000명이 참여했다.

대입 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할 사항으로 ‘인성 및 봉사활동’이 27.8%로 가장 많았다. ‘특기·적성’(26.0%), ‘수능’(25.4%), ‘고교내신 성적’(18.7%)이 뒤를 이었다. 수능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줄곧 1위였다. 인성 및 봉사활동이 1위로 선정된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지난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 변호사 아들이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수능 점수를 100% 반영하는 정시 모집을 통해 서울대로 진학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교권 침해로 교육 현장의 교사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이어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초·중·고 학부모로 좁히면 특기·적성이 32.8%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수능(23.7%), 인성 및 봉사활동(21.8%) 순이었다. 대학생 학부모들은 수능(28.8%), 특기·적성(24.7%), 인성·봉사활동(24.7%) 순이었다.

사교육비 부담은 크게 느끼고 있었다. 초등학생 학부모의 59.0%, 중학생 학부모 76%, 고등학생 76.6%가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자녀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가족 간 대화가 부족하다’는 문항에는 유치원 자녀를 둔 경우 43.8%,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 42.0%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