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독 실패한 여성이 만든 성경 방송, 이유 있는 1위

입력 2024-01-17 14:51 수정 2024-01-17 15:23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성경 통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여성이 진행하는 성경 방송이 미국 대표적인 오디오 콘텐츠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자신의 실패를 바탕으로 시작된 방송은 많은 기독인의 신앙 성장을 돕고 있다.

미국 작가인 타라 리 코블이 진행하는 ‘바이블 리캡(The Bible Recap·TBR)’을 조명하는 뉴스가 최근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에 잇따라 보도됐다. 애플 팟캐스트 순위 사이트에 따르면 TBR은 16일 전체 부문 2위에 올랐다. 코블은 “새해 첫날 전체 부문 1위에 올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당시 인스타그램에 “처음 이 방송을 2019년에 시작할 때, 300명 정도가 이 방송을 들을 수 있길 바랐다”면서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대단하게 TBR을 성장시켜 주셨다”고 감격했다.

TBR은 청취자와 함께 매일 8분여간 하루 분량의 성경 읽기를 하는 것이 전부인 방송이다. 코블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성경 통독에 매번 실패했다고 밝혔다. 한 목회자가 ‘하루 12분씩 투자하면 된다’며 성경 통독을 권유했을 때도 거부감이 컸다는 것. 그는 “성경을 읽다 보면 헷갈리거나 삶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내가 이해한다고 믿는 ‘좋은’ 부분만 읽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우연히 시작한 성경 통독을 통해 비로소 하나님을 사랑하게 됐다고 코블은 고백했다.

코블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산 99달러짜리 마이크와 헤드셋을 가지고 2019년 첫 방송을 시작했다. 홍보를 위한 광고도 하지 않았다. “300명만 들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목표가 전부였지만 TBR의 현재 하루 청취자는 10만 명에 달한다. 스마트폰 등에 TBR 방송을 다운로드한 횟수는 3억3100만 건 이상이다. 100만 명 이상이 성경 애플리케이션 ‘유버전’에서 TBR로 성경 읽기를 시작했다.

그는 성경 통독 노하우에 대해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성품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초마다 ‘하루 몇 장’ 등으로 세운 계획을 완벽하게 지키지 못하더라도 괜찮다고 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 있는 한, 우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 겁니다. 설령 통독 계획의 열흘치가 밀렸더라도, 당신은 제시간에 맞게 하고 있는 거예요.”

최하은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