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전청조 ‘공범’ 증언에…“사기꾼의 말, 억울해”

입력 2024-01-17 09:41 수정 2024-01-17 11:35
남현희(왼쪽 사진)와 전청조. 뉴시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3)씨가 수십억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연인 전청조(28)씨의 ‘공범’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남씨는 16일 인스타그램에 ‘사기꾼의 말’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해명문을 올렸다. 그는 “저는 2023년 10월 25일 전청조의 실체를 알게 된 이후부터 2024년 1월 현재까지 경찰에 협조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사건이지만 그 과정에 전청조와 전청조의 친부인 전창수, 사기꾼 부녀가 구속돼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절대 공범이 아니다”라며 “너무 억울해서 그동안 경찰에 제출한 모든 증거를 공개하려 한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 결과로 (내가) 공범이 절대 아님을 입증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씨는 해당 글을 올린 이후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다.

남씨는 전씨와 사기를 공모했다는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남씨는 지난달 전씨에게 선물 받은 벤틀리 차량과 1억원 상당의 귀금속, 명품 가방 등을 경찰에 자진 제출했다.

남현희가 운영하는 펜싱아카데미 SNS에 올라온 남현희(왼쪽)와 전청조. SNS 캡처

앞서 전씨는 전날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범행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누구냐’는 검사의 신문에 “남씨와 이씨”라고 말했다. 전씨는 또 피해자 중 가장 큰 피해를 본 박모씨로부터 투자금 일부를 미국 달러로 편취해 “이씨와 남현희, 저 이렇게 셋이 나눠서 환전했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전씨가 언급한 이모(26)씨는 전씨의 경호실장으로, 사기 등 혐의로 전씨와 함께 기소됐다. 이씨도 공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자신은 고용주인 전씨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며 전씨의 실체를 몰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전씨와 이씨는 2023년 3월부터 10월까지 각각 국내 유명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와 경호실장 행세를 하며 온라인 부업 세미나 수강생에게 접근해 투자 명목으로 약 27억2000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전씨의 사기 자금 21억원을 송금받아 관리하고 슈퍼카와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자신 명의로 임차해 전씨에게 제공하는 등 범행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 그는 피해금 중 약 2억원을 취득한 혐의도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씨 관련 사기 피해자는 32명이고 피해액은 36억9000여만원에 달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