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백반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 육군 병장의 식사값을 대신 내준 20대 여성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군 관련 제보 채널인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육군 5군단 소속 말년 병장의 글이 소개됐다.
A병장은 “전날 전역 전 마지막 휴가를 보내고 점심을 먹으러 용산역 앞 백반집에 갔다”며 “손님이 많아 밖에서 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20대 여성 한 분이 먼저 와 대기하고 계셨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식당에 자리가 나 A병장과 함께 줄을 기다리던 20대 여성은 대각선으로 앉게 됐다고 했다.
A병장은 “사장님이 ‘어느 분이 먼저 오셨는지’ 묻자 저는 여성분이 먼저 오셨다고 했고 여성분은 ‘군인이 먼저 오셨다’고 했다”면서 “사장님은 알겠다며 제 상을 먼저 차려주더라”라고 했다.
이어 “식사를 마친 후 계산을 하려는데 이미 결제가 됐다고 했다”며 “어리둥절하고 있으니 사장님이 ‘같이 앉으셨던 여성분이 (A병장이) 군인분이라며 밥값을 같이 결제하셨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함께 기다리던 여성이 A병장이 먼저 식사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밥값까지 대신 계산하고 갔다는 것이다.
A병장은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해야겠다고 생각해 곧바로 가게에서 뛰어 나왔다고 한다.
그는 “왔던 길로 뛰어갔을 때 저 멀리 흰색 패딩을 입고 걸어가고 계시는 그분을 찾을 수 있었다”며 “(여성에게) ‘고등어 백반 결제해주신 분 맞으시죠?’라고 물으니 그분은 ‘군인분이셔서요’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안 그러셔도 되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씀을 여러 번 전한 뒤 열차를 타기 위해 용산역으로 향했다”고 했다.
A병장은 기꺼이 고등어 백반값을 내준 시민을 향해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는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행을 받으니 가슴 한구석이 벅차올랐다”며 “평생 기억에 남을 선물을 주신 그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 “남은 기간 동안 군인다움을 유지하고 전역 이후엔 예비군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며 “군복 입은 보람이 난다”고 흐뭇해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은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마음이 너무 곱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근 시민들이 군 장병들에게 감사의 뜻과 함께 식사비를 대신 내주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서울 강남에서 휴가를 나와 혼자 칼국수를 먹고 있는 육군 장병의 식사값을 대신 낸 시민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군인이 시킨 음료 뚜껑에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전달한 카페 종업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