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회의원 250명으로 줄이는 법안 발의”…원희룡 “돌덩이 치우겠다”

입력 2024-01-16 17:50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네 번째 정치개혁안으로 ‘국회의원 정원 축소’를 꺼낸 것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면서 총선 맞대결을 예고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인천 계양구의 한 호텔에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행사장은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바로 옆인 ‘계양갑’에 위치해 눈길을 끌었다.

한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여쭤보자. 지금 국회의원 수 300명, 적정한가 아니면 줄여야 하는가”라며 “사실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답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할 의지와 결의가 있는 정당이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민주당이 이번에도 반대할 것인지 묻겠다”면서 “민주당만 반대하지 않는다면 국회의원 정수는 올해 4월 25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헌법은 ‘국회의원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의 국회의원 정원은 지역구 253명과 비례대표 47명 등 모두 300명이다. 결과적으로 국회의원 정원 축소는 비례대표를 대폭 줄이거나, 지역구를 통폐합해야 가능하다.

한 위원장이 국회의원 정원 축소를 들고 나온 것은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면서 정치개혁 여론을 선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시 세비 반납, 국민의힘 귀책 사유로 인한 보궐선거 시 무공천 원칙 등을 정치개혁안으로 내세웠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자신이 제안한 정치개혁안과 관련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도 같이 제한하자’며 역공에 나선 데 대해선 “이런 거 저런 거 연결해 다 포함하면 안 하겠다는 이야기 아니냐”며 “구질구질하게 그러지 말고, 하기 싫으면 하기 싫다고 하라”고 일축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한 원 전 장관도 참석했다. 원 전 장관은 신년인사회에서 “우리 정치가 꽉 막혀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 이 돌덩이가 누군지 여러분은 아시죠”라고 물었다.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원 전 장관은 그러면서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원 전 장관을 직접 소개하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1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지역구를 인천으로 정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 상황을 미리 짐작하거나 계산하지 않겠다”면서도 “국회를 자기가 살기 위한 방탄막으로 만들고 있는 야당의 책임자가 발 디딘 곳이라면, 그것을 치우러 어디든 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위원장의 국회의원 정수 축소 공약에 대해 “선거철 반짝인기를 위해 ‘떴다방’식 공약을 던졌다”면서 “대단히 무책임할뿐더러,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 한 위원장식 정치 개혁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머릿속에 여의도 문법만 가득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인천=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