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동훈 딸 스펙 의혹에 ‘혐의 없음’ 결론

입력 2024-01-16 17:45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딸의 논문 대필 등 이른바 ‘스펙 의혹’ 고발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최근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한 위원장과 아내, 딸이 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에 대해 지난달 28일 혐의없음 등의 이유로 불송치 결정했다.

이는 시민단체가 관련 의혹으로 한 위원장 가족을 고발한 지 1년 8개월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앞서 2022년 5월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딸이 해외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중 상당 부분이 단어 바꾸기 정도의 표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같은 해 2월 등록한 논문 정보에 케냐 출신 대필 작가의 이름이 적혀 있어 대필 의혹이 나왔고 대학 진학용 스펙을 쌓기 위해 ‘엄마 찬스’를 활용해 기업에서 노트북컴퓨터를 후원받아 기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같은 해 5월 한 위원장과 배우자, 딸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우선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논문이 게재된 저널이 엄격한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는 곳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논문을 게재하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방해 범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필 의혹과 관련해선 언론 보도를 인용한 고발이어서 대필 의혹의 경위, 구체적인 사유나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고발인의 추측만을 근거로 고발한 것으로 수사를 개시할 구체적 사유나 정황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애플리케이션(앱) 전문개발자가 만든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앱 ‘셰어리(SHAREEE)’를 한 위원장의 딸이 미국 앱 제작대회 ‘테크노베이션’에 출품했다는 혐의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한 위원장 측은 딸이 아이디어 기획과 시장 조사를 담당했고 코딩이나 프로그래밍 등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테크노베이션을 상대로 셰어리 팀이 대회에 제출한 앱 원본 파일과 대회 심사규정 등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주최 측이 개인정보 보호 등의 사유로 제공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해당 앱이 제3자가 제작한 것인지 또는 제3자가 제작한 파일의 일부가 포함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단체가 참가팀의 제출물을 입증하지 않는 등 구체적 심사규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위 단체 업무 담당자의 ‘충분한 심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어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딸이 ‘부모 찬스’로 기업을 통해 노트북을 후원받아 기부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것으로 한 위원장 부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