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이크’ 만들었다”… ‘포르쉐 돌진’ 카페의 도전기

입력 2024-01-17 00:03 수정 2024-01-17 00:03
김도엽씨가 개발한 포르셰이크. 연합뉴스TV 영상 캡처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오레오 가루가 뿌려진 셰이크. 그 위에 사뿐히 올라간 포르쉐 모양의 초콜릿. 3개월 전 ‘포르쉐 돌진’ 사고로 매장이 초토화된 카페 사장이 최근 개발한 신메뉴다. 퇴사 후 어렵게 차린 카페가 날벼락 같은 사고를 당했는데도 사장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지난 14일 연합뉴스TV의 ‘채연삶의현장’에는 지난해 10월 12일 흰색 포르쉐 돌진 사고로 큰 피해를 입은 경기도 일산의 카페 사장 김도엽씨가 출연했다. 당시 포르쉐 차주는 주차장에서 나오면서 주차요금 결제를 위해 창문을 내리고 휴대전화를 꺼냈다. 이 과정에서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와 카페로 순식간에 돌진했다.

사고 당시 CCTV 영상. 연합뉴스TV 영상 캡처

매장 통유리가 박살 나고 온갖 집기가 파손된 당시를 돌아보며 김씨는 “망연자실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퇴사하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카페로 힘들게 정해서 인수한 지 한 달 밖에 안 됐는데 사고가 나서 ‘접어야 하나’하고 생각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두 달 뒤 그는 다시 일어서기로 했다. 이 사고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철제바도 설치하고 시멘트도 바꾸고 유리도 강화유리로 바꿨다”며 “우여곡절 끝에 재오픈했다”고 말했다. ‘포르쉐가 다녀간 그 집! 다시 돌아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걸었다.

연합뉴스TV 영상 캡처

신메뉴인 ‘포르쉐이크’도 선보였다. 김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위에) 바스러진 오레오가 올라간 건 바스러진 우리 카페를 의미한다. 그 위에 포르쉐가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몇 개월 간 고생했을 김씨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긍정적인 성격인 듯한 김씨는 “드림카가 포르쉐였는데 매장에 전시해주셨다”며 농담도 했다.

김도엽씨가 개발한 포르쉐이크. 연합뉴스TV 영상 캡처

이어 “(포르쉐) 차주 덕분에 ‘포르쉐이크’가 나올 수 있었다. 오시면 ‘포르쉐이크’ 한 잔 무료로 드리겠다”며 “포르쉐 차주분들도 오너 인증을 하시면 500원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

김도엽씨. 연합뉴스TV 영상 캡처

그는 “댓글에서 ‘퇴사하고 차린 카페에 포르쉐가 들어올 확률이 몇 프로냐,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다’고 했던 게 기억나더라”며 “2023년에 힘들었던 걸 밑거름 삼아 2024년에 더 열심히 해서 2023년을 ‘인생의 전환점’ 같은 해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