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오레오 가루가 뿌려진 셰이크. 그 위에 사뿐히 올라간 포르쉐 모양의 초콜릿. 3개월 전 ‘포르쉐 돌진’ 사고로 매장이 초토화된 카페 사장이 최근 개발한 신메뉴다. 퇴사 후 어렵게 차린 카페가 날벼락 같은 사고를 당했는데도 사장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지난 14일 연합뉴스TV의 ‘채연삶의현장’에는 지난해 10월 12일 흰색 포르쉐 돌진 사고로 큰 피해를 입은 경기도 일산의 카페 사장 김도엽씨가 출연했다. 당시 포르쉐 차주는 주차장에서 나오면서 주차요금 결제를 위해 창문을 내리고 휴대전화를 꺼냈다. 이 과정에서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와 카페로 순식간에 돌진했다.
매장 통유리가 박살 나고 온갖 집기가 파손된 당시를 돌아보며 김씨는 “망연자실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퇴사하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카페로 힘들게 정해서 인수한 지 한 달 밖에 안 됐는데 사고가 나서 ‘접어야 하나’하고 생각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두 달 뒤 그는 다시 일어서기로 했다. 이 사고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철제바도 설치하고 시멘트도 바꾸고 유리도 강화유리로 바꿨다”며 “우여곡절 끝에 재오픈했다”고 말했다. ‘포르쉐가 다녀간 그 집! 다시 돌아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걸었다.
신메뉴인 ‘포르쉐이크’도 선보였다. 김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위에) 바스러진 오레오가 올라간 건 바스러진 우리 카페를 의미한다. 그 위에 포르쉐가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몇 개월 간 고생했을 김씨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긍정적인 성격인 듯한 김씨는 “드림카가 포르쉐였는데 매장에 전시해주셨다”며 농담도 했다.
이어 “(포르쉐) 차주 덕분에 ‘포르쉐이크’가 나올 수 있었다. 오시면 ‘포르쉐이크’ 한 잔 무료로 드리겠다”며 “포르쉐 차주분들도 오너 인증을 하시면 500원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
그는 “댓글에서 ‘퇴사하고 차린 카페에 포르쉐가 들어올 확률이 몇 프로냐,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다’고 했던 게 기억나더라”며 “2023년에 힘들었던 걸 밑거름 삼아 2024년에 더 열심히 해서 2023년을 ‘인생의 전환점’ 같은 해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