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조기에 착수하는 쪽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올해 안에 제12차 SMA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SMA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이 부담할 금액을 규정하는 협정으로, 한·미는 지난 2021년에 2020∼2025년 6년간 적용되는 11차 SMA를 타결했다.
11차 SMA 종료 기한을 2년 가까이 남겨둔 시점에 한·미 양국이 차기 SMA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트럼프 리스크’를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미 양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과거 트럼프 행정부 때처럼 한국에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 진행됐던 11차 SMA 협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한국에 분담금 대폭 증액을 압박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11차 SMA협상은 1년 반을 끌면서 한때 협정 공백 상태까지 불거졌고, 결국 바이든 행정부로 미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진 직후 타결됐다.
이에 따라 한·미가 새 SMA 협정을 미리 체결하는 방식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한·미동맹에 미칠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올해 안에 12차 SMA가 타결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외교 소식통은 “올해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은 2025년 말 만료된다”면서 “정부로서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다음 협상을 준비하면서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