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노른자위 민간공원 특례사업인 중앙공원의 아파트 분양가 책정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전국 최고 수준이 불가피해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지고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16일 전남대 산학협력단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 사업자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개발 의뢰를 받아 중앙공원 1지구 사업 타당성을 검증한 결과 후분양을 전제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규모와 조달금리(12%~15%)를 적용할 때 3.3㎡당 최고 3822만원의 분양가가 도출됐다.
대부분 ‘선분양’하는 서울지역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분양가 3494만원을 훌쩍 웃도는 금액이다.
산학협력단은 후분양 때 2조 7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빛고을중앙개발의 PF 대출 기간을 고려할 때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적용 금리가 12%일 경우 분양가는 3.3㎡당 3495만원, 15%일 때는 3822만4000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두고 선분양 전환을 준비 중인 빛고을중앙개발의 의도에 맞춰 과도한 고금리를 반영해 용역을 진행했다는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도 고금리 추세와 건축자재 가격 상승, 지난해 청약절차를 마친 호남대 부지의 상무센트럴 자이 분양가 등을 감안할 때 3000만원에 가까운 분양가 책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지역 건설업계의 공통된 여론이다.
당초 빛고을중앙개발은 2021년 특례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지역 최초의 후분양 방식으로 명품 아파트를 지어 시민들에게 분양하겠다고 광주시와 약속했다.
하지만 아파트 전체 공정을 100% 마친 후 입주자를 모집하는 후분양 방식에 따른 PF 자금의 이자 부담이 커져 사업성 악화가 우려되자 이를 철회하고 선분양으로 전환해달라고 돌아섰다.
‘고분양가 관리지역 해제 시 선분양으로 전환하고 절감 비용을 기부채납 상향 등으로 대체한다’고 합의서에 명시한 문구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평당 2574만원의 선분양으로 분양조건을 바꿔 달라고 광주시에 거듭 요청하고 있다. 높은 이자를 부담하는 대신 선분양을 통해 계약금 10% 등 일정 자금을 조속히 확보해야 원만한 특례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논리다.
광주시 자문위는 고분양가 산정을 에둘러 반대하고 나섰다. 산학협력단의 용역 결과를 전달받은 시 자문위는 “아무리 입지여건이 뛰어나고 3년 후 분양가를 책정했다지만 서울보다 분양가가 높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완공 후 분양금 전액을 회수하는 방식을 고려해도 서울보다 비싼 아파트에 입주할 시민이 도대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중앙공원 1지구는 시가 추진 중인 민간공원 특례사업 9개 지구 10곳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풍암호의 멋진 경치를 품고 있는 데다 자녀 교육·교통 여건도 좋아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선분양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빛고을중앙개발과 달리 광주시는 당초 합의한 ‘후분양’을 고수하면서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빛고을중앙개발은 용역 결과 후분양으로는 사업추진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명된 만큼 광주시가 선분양 전환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공원 1지구 특례사업은 풍암동 일대 243만5027㎡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 동 총 2772가구(임대 408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해 중앙공원 개발사업비를 충당하는 것이다. 전남대 산학협력단의 이번 타당성 검증에는 선분양 전환 조건에 대한 분양가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는 20년 이상 공원개발이 미뤄진 중앙공원 1, 2지구 등 9개 공원, 10개 지구에서 민간업체가 공원 일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해 공원 조성 비용을 충당하는 특례사업을 2016년부터 추진 중이다. 중앙1지구가 가장 핵심으로 243만5000여㎡ 규모다.
특례사업자 빛고을중앙개발은 이곳에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 동 2770여 가구의 아파트를 신축 분양할 예정이다.
빛고을중앙공원개발 관계자는 “평당 3000만원이 넘으면 광주에서 분양을 장담할 수 없다”며 “특례사업의 다른 한 축인 시가 선분양 전환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용적률, 세대수, 공공기여 방안 등에 대해 다시 협상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