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세상에 이런 일이’ 폐지… 장수프로 추억속으로

입력 2024-01-16 11:19 수정 2024-01-16 13:05
SBS 제공

SBS가 장수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폐지한다고 통보했다.

16일 방송계에 따르면 SBS는 ‘세상의 이런 일이’ 폐지를 결정하고 이 사실을 담당 PD에게 지난 8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SBS 시사교양본부의 간판 프로그램이다. 1998년 5월부터 26년째 방영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MC 임성훈과 박소현이 20년 넘게 진행을 맡고 있다.

하지만 SBS는 최근 “프로그램이 오래된 느낌을 주고 경쟁력이 없다. 방송국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의 공지와 함께 세상에 이런 일이 폐지를 통보했다고 한다. 시사교양본부 소속 PD들은 이 같은 통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PD가 폐지 통보를 받은 지 하루 만인 9일에는 “폐지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폐지 통보를 뒤집는 말도 나왔다.

시사교양본부 PD들은 이에 대해 “12일에 시사교양본부 정기 평PD회의가 열리고 나서야 시사교양국장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폐지에 대한 시사교양본부의 입장은 ‘프로그램 폐지를 반대한다. 편성 측에 시간대 이동을 요청했다’였다”며 “우리는 그 말을 믿기로 했다. 지금은 힘을 모아 ‘세상에 이런 일이’를 지켜야 할 때”라고 밝혔다.

본부 PD들은 “‘세상에 이런 일이’는 작가와 PD들이 세상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며 실력을 쌓는 프로그램”이라며 “평가 기준에는 수익만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담당하는 역할까지 아우르는 무형의 가치도 포함돼야 마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것은 본부 전체의 인재 양성 과정, 인력과 자원 배분의 문제를 뒤흔드는 중요한 일”이라며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설득의 과정이 없이 결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이런 일이’ 폐지 결정에 맞서겠다는 본부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며 동시에 그 과정을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본부장 이하 국장 및 CP들은 시사교양본부의 상징과 같은 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막겠다는 약속을 지켜내야 한다. ‘세상에 이런 일이’를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프로그램을 잃는 것이 아니라 시사교양본부를 이끌어가는 보직자들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까지 잃게 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세상에 이런 일이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기하고 놀라운 이야기를 밀착취재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6시50분에 방송되고 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