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토반도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시카와현에서 주민들이 대피한 후 빈 주택에 무단으로 들어가 물건을 훔쳐가는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진의 여파로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거나 창문이 깨지면서 방범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15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대피소에서 머물던 한 60대 남성은 “우리 집에 한 번 가봐 달라”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그의 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분명 아무도 없어야 할 집에 조명이 켜진 채 실내에서 TV나 라디오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의아해하면서 발길을 돌렸다가 나중에 다시 가봤더니 TV와 라디오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다른 대피소에 피신한 60대 남성도 지진 발생 사흘 만에 절도 피해를 당했다. 그는 “현관 앞에 둔 사케 몇 병이 사라졌다”며 분노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재해를 틈탄 ‘빈집털이’ 피해가 현 내에서 21건 발생했다.
재난 상황에서 주민들을 괴롭게 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재해를 입은 주택을 수리해주면서 고액의 대금을 챙기는 ’악덕 업주’로 인한 피해사례도 있었다. 지난 9일까지 지붕 수리, 시트 설치 등으로 터무니없이 높은 대금을 청구한 사례가 9건 파악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