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 일부를 ‘블록딜’ 형태로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 11일 보통주 총 2982만9183주를 시간 외 매매로 처분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이들 3명은 주당 7만2717원에 총액 2조1691억원어치를 팔았다.
홍라희 전 관장은 1932만4106주(0.32%‧이하 괄호 안은 지분율), 이부진 사장은 240만1223주(0.04%), 이서현 이사장은 810만3854주(0.14%)를 팔았다. 삼성전자 지분율은 홍라희 전 관장이 1.45%, 이부진 사장이 0.78%, 이서현 이사장이 0.70%로 각각 줄었다.
삼성물산·삼성SDS·삼성생명은 이부진 사장이 같은 날 각사 일부 지분을 시간 외 매매로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삼성물산 120만5718주(0.65%), 삼성SDS 151만1584주(1.95%), 삼성생명 231만5552주(1.16%)를 매도했다.
홍라희 전 관장 모녀 3명이 매각한 주식은 모두 2조7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10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 계열사 지분 처분을 목적으로 하나은행과 유가증권 처분 신탁 계약을 맺은 물량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2020년 별세 이후 삼성 오너 일가가 내야 할 상속세는 12조원 규모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