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 9’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보도에서 독도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으로 넣은 지도 그래픽을 방송해 지적을 받고 있다. 공영방송사인 KBS의 이 지도는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기술한 국방부 장병 정신교육 사례와 맞물려 공분을 키웠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5일 인스타그램에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많이 받아 확인해 보니 어이없는 일이 또 벌어졌다. 전날 밤 방송된 KBS1 ‘뉴스 9’에서 대한민국의 독도가 일본의 EEZ 안에 포함된 지도 그래픽을 사용했다”고 적었다. 문제의 방송 화면도 사진으로 공개했다.
서 교수는 “북한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과 함께 사용된 지도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EEZ 경계로 주장하는 일본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됐다”며 “‘일본 주장 배타적경제수역’이라는 설명을 사용했지만, 그들의 일방적 주장대로 독도를 버젓이 일본 측 수역에 있는 것으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한 것은 분명히 잘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요즘 공공기관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최근 국방부에서 발간된 장병 정신교육 자료에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기술했고, 다수의 한반도 지도에 독도가 표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큰 논란이 된 바 있다”며 “공공기관에서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일본에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방부는 5년 만에 개정해 지난달 전군에 배포할 예정이던 장병 교육자료인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 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술했다.
독도를 댜오위다오, 쿠릴열도와 함게 영토 분쟁 중인 지역으로 기술했던 당시 국방부의 자료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과 전면 배치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국방부 자료에 대한 보고를 받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질책하며 즉각 시정 등 엄중 조치를 지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