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32·CJ)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또 다시 살리지 못했다.
안병훈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704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83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2개로 줄이고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잡아 6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키건 브래들리, 그레이슨 머레이(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쳐 연장 승부를 펼쳤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세 번째샷을 홀 1m 지점에 떨궜을 때만 해도 안병훈의 우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머레이의 12m 짜리 먼 거리 버디 퍼트가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브래들리의 버디 퍼트가 홀을 벗어난 상태에서 안병훈의 버디 퍼트가 성공하면 승부를 연장 2차전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안병훈의 버디 퍼트는 야속하게도 홀 오른쪽으로 비껴 나면서 생애 첫 승 기회는 또 다시 물거품이 됐다.
2016년에 PGA투어에 데뷔한 안병훈은 이번까지 통산 182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까지 총 5차례 준우승이 말해주듯 그동안 여러 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으나 그것을 살리지 못한 것.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안병훈은 지난주 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 공동 4위에 이어 2주 연속 ‘톱10’ 입상이다. 그만큼 시즌 초반 가파른 상승세여서 올 시즌 기대가 된다.
2017년에 투어에 데뷔한 머레이는 연장 1차전에서 거짓말 같은 12m 버디 퍼트 성공으로 통산 2승째를 거둬 상금 141만2000달러(약 18억7392만 원)를 획득했다. 머레이는 2016-2017시즌 바바솔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신고했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안병훈은 1번 홀(파4)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했으나 2번 홀(파4) 버디로 바운스백했다. 3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었으나 불운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6번 홀(파4) 버디로 잃었던 타수를 만회한 안병훈은 8번(파4)과 9번 홀(파5)에서 버디와 이글을 잡아 전반을 3타 줄인 채 마쳤다.
기세가 오른 안병훈은 11번(파3)과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선두를 1타 차이로 추격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에서 두 번만에 볼을 그린에 올려 투 퍼트로 홀아웃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경기를 마친 뒤 안병훈은 “자만하지 말라는 경고같다”라며 “아직도 열심히 해야 하고 가야 할 길이 먼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했다.
이경훈(32·CJ)과 김성현(25·신한금융그룹)이 공동 30위(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 대회 2연패 도전에 나섰던 김시우(28·CJ)는 3타를 줄여 공동 42위(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