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이 너무 차가워서 먹지 못하겠다며 환불을 요청한 손님이 초밥 위 회만 집어 먹은 상태로 음식을 반납했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초밥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A씨는 ‘경제가 박살 나서 힘든데 이런 파렴치한 배민 거지도 있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에 따르면 전날 밤 9시30분쯤 배달 플랫폼을 통해 4만원어치 주문이 들어왔다. 주문에는 고객 요청 사항으로 ‘벨을 누르고 문 앞에 놔두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정작 고객 요청대로 배달 기사가 문 앞에 음식을 두고 가자 손님은 “벨 소리를 못 들었고 초밥이 15분 정도 방치돼 식어서 먹지 못하겠으니 환불하겠다”며 환불을 접수했다고 한다. 배달 기사가 벨을 두세 번씩 누르고 ‘배달 완료’ 문자까지 남겼지만 손님은 끝까지 환불을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어이없었지만, 카드 취소 환불을 해주겠다고 하면서 느낌이 싸해 음식을 돌려받을 테니 드시지 말고 문 앞에 놔달라고 요청했다”며 반납된 초밥의 사진을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용기 안에 초밥은 없이 ‘맨밥’만 남아있는 상태의 초밥들이 있었다. 함께 배달된 우동과 메밀국수도 몇 번 건져 먹은 듯이 양이 줄어 있었다.
A씨는 “다음 날 아침 고객이 전화를 안 받아서 문자를 보냈는데 어이없는 답이 왔다”며 “밥 위에 회 몇 점 먹었는데 너무 한 거 아니냐”고 했다.
그는 “이게 치킨 시켜 먹고 뼈만 남기고 환불 요청하는 거랑 무슨 차이인 줄 모르겠다”며 “다 먹고 진상 짓 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A씨 사연에 동료 자영업자들은 ‘계획된 사기’라는 반응을 내놨다. 한 자영업자는 “도착한 줄 몰랐다면서 15분 뒤에 초밥은 어떻게 확인했던 것인가”라고 적었다. 다른 자영업자는 “애초에 회만 먹고 환불하기 위해 생트집을 잡은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