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위한 나눔이 필요합니다’
광주 사랑의 온도탑은 미지근하고 지역 헌혈 보유량은 바닥에 가까워 비상이 걸렸다.
14일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5·18민주광장에서 ‘2024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을 제막했다.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기부로 세상을 가치 있게’라는 구호를 내걸고 1월 말까지 62일간 50억 7000만원을 모금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기불황 탓인지 마감 시한 31일을 보름여 앞둔 현재까지 어려운 계층을 돕기 위한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목표액의 1%인 5070만원이 모금될 때마다 1도씩 온도를 올리는 방식인데 87도인 44억여원에서 얼어붙었다. 전국 평균 96.9도, 전남의 98.5%와 비교할 때도 10도 정도 낮은 수치다.
지난해 한 달여 만에 목표액을 훌쩍 넘겨 사랑의 온도탑 100도를 초과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사랑의 온도탑 기부가 저조한 것은 우선 코로나19 팬더믹 영향으로 자영업자 폐업이 잇따랐고 지역경제 주력인 건설업체들이 올해 경기침체를 우려해 자금 확보를 위해 기부를 자제하는 추세가 뚜렷해진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건설업체 기부액은 지난해보다 26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단체는 1월 말까지 올해 목표를 달성하려면 7억원 정도의 기부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랑의 온도탑이 싸늘한 만큼 광주전남혈액원이 보유 중인 헌혈량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혈액 수급 상황을 보면 현재 보유량이 4~5일분에 불과한 ‘관심’ 단계로 떨어졌다. 보건복지부는 5일분보다 적으면 ‘관심’ 단계, 3일분 미만은 ‘주의’, 2일분 미만은 ‘경계’, 1일분 미만은 ‘심각’ 단계를 발령하도록 혈액관리 기준을 분류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은 헌혈을 주로 하는 10대 중고생들이 방학 중인 데다 헌혈을 개인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한 교육부 대입 정책 변경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전남혈액원 관계자는 “시민들의 개인적 헌혈은 물론 기관·기업의 단체헌혈이 자발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며 “응급상황에서 충분한 혈액 공급이 없으면 생명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