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3일(현지시간)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하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대로 중국의 우방 러시아는 “외부 세력은 도발을 자제하라”며 서방과 민진당 정권을 견제하고 나섰다.
EU는 이날 대외관계청(EEAS) 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민주적 행사에 참여한 유권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며 “EU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지역과 세계의 안보와 번영의 열쇠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를 우려하며 현 상황을 바꾸려는 어떤 일방적 시도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대해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의 증거”라면서 “대만해협 양측이 무력이나 강압 없이 건설적 대화로 차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재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대만은 여전히 중국의 일부. 어떠한 형태의 독립도 반대한다”며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중국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모든 시도가 “역효과를 낼 것이고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지역 안정과 세계 안보를 저해하는 모든 도발 행위를 자제할 것을 외부 세력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치러진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558만6000표·40.05%)가 친중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467만1000표·33.49%)를 6.56%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날 대만 총통 선거는 올해 지구촌 첫 대선인 데다 ‘미·중 대리전’ 성격을 띠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