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친미’ 라이칭더 택했다…양안관계 긴장 고조

입력 2024-01-13 21:08 수정 2024-01-13 22:09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가 21일 동부 이란현에서 유세 중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3일 치러진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 친미(親美)·독립 성향의 민진당이 직선제 총통 선거 도입 이후 12년 연속으로 집권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한층 긴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3일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94% 진행된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현재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523만표를 얻어 득표율 40.34%를 기록했다.

친중인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는 434만표, 득표율 33.35%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에 허우유이 후보는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중도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342만표, 득표율 26.3%를 기록했다.

라이칭더는 독립 성향의 민진당에서 차잉잉원 총통보다 더 강경한 반중(反中)파로 분류된다. 그는 “대만은 이미 주권국가” “주권 국가인 대만에 통일과 독립의 문제는 없으며 대만 독립 선언은 불필요하다” 등의 발언으로 중국의 반발을 불러왔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4월 라이칭더가 민진당 총통 후보가 된 이후 ‘완고한 독립 강경론자’ ‘대만 독립 분열주의자’ 등의 표현을 써가며 원색적 비난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앞으로 양안관계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86년 창당한 민진당은 대만 민주화를 주도하며 친중 국민당과 반대의 길을 걸었다. 민진당의 노력으로 1996년 총통 직접 선거제가 도입되기도 했다. 민진당은 이번 라이칭더 당선으로 창당 38년만에 처음으로 12년 연속 집권이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라이칭더는 1959년 신베이시에서 가난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대만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미국 하버드에서 공공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고 내과 의사로 생활하다 1994년 정계에 입문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