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서 다제내성균(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의 일종인 ‘카바페넴 분해효소 생성 장내세균(CPE)’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지난달 8일 제2급 법정감염병인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감염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12일 오후 1시까지 총 1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CRE 감염자를 대상으로 CPE 검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까지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4명에 대한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CPE 감염자가 2명 이상이면 집단감염으로 본다. 이번 경우처럼 10명 이상 발병한 것은 제주지역에서는 처음이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CPE 감염자가 확인됨에 따라 지난 3일 역학조사를 벌이고, 해당 병원에 침대 간격 기준 준수, 도뇨관 처리 전후 손 위생, 의료인 및 청소 인력 위생 관리 등 감염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CRE는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세균을 잡기 위해 개발된 항생제 ‘카바페넴’에도 반응하지 않는 장내세균을 말한다.
요로감염, 위장관염, 폐렴, 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증을 유발한다. 가장 강력한 항생제 중 하나인 카바페넴에 내성을 가진 만큼 욕창이나 폐렴 등 세균 감염 시 치료가 어렵다.
CPE는 CRE에서도 더 강력한 내성균이다. 항생제를 직접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만들어서 내성을 가지는 세균으로, 다른 균주에까지 내성을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다행히 현재까지는 감염자 모두 단순 병원체를 보유한 상태로 환자가 발생한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