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핵심증거 폐기될 뻔… 경찰이 간신히 수거

입력 2024-01-12 13:52 수정 2024-01-12 14:29
피습으로 병원 치료를 받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최현규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습격 당시 입고 있었던 와이셔츠가 폐기될 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흉기에 관통된 이 셔츠는 피해 상황을 입증할 주요 증거물이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 대표 피습 사흘 뒤인 지난 5일 경남 진주의 한 의료용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이 대표의 혈액이 묻은 와이셔츠를 수거했다.

습격 초기 부산경찰청은 이 대표 당시 현장 동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해 분석했지만, 김씨 흉기가 어떻게 이 대표에게 피해를 줬는지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대표가 입었던 옷을 찾아나선 경찰은 그가 응급처치를 받은 부산대병원과 민주당 측에 문의했지만, 피습 후 긴박한 상황에서 누구도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은 지난 4일 부산대병원이 이 대표의 피 묻은 셔츠를 폐기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셔츠는 진주의 한 의료 폐기물 처리업체로 옮겨진 상태였다. 경찰이 이 업체에 도착했을 땐 이미 쓰레기봉투 안에 담겨 폐기되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이 셔츠를 압수하려 했으나 업체 측은 ‘의료용 쓰레기는 감염 우려가 있고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난색을 보였다.

결국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뒤 방진복과 장비를 착용하고서야 셔츠를 수거할 수 있었다.

해당 셔츠에는 이 대표의 혈흔이 묻어있었으며, 피습 당시 사용된 흉기로 관통된 상태였다. 옷깃에 길이 1.5㎝, 내부 옷감에 1.2㎝ 구멍이 뚫렸다. 옷을 뚫고 들어간 습격범의 흉기는 이 대표 목에 길이 1.4㎝, 깊이 2㎝ 자상을 내고 내경정맥 9㎜를 손상시켰다.

경찰은 10일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 사실을 공개하며 김씨 흉기가 셔츠 옷깃이 아닌 목을 그대로 찔렀다면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