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가 11일 부산에서 ‘이재명 때리기’를 재개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일 부산에서 피습 사태를 겪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공격을 중단했다가 이 대표가 10일 퇴원하자 다시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로 이송된 것도 거론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로 요동치는 부산 표심을 이 대표 공격을 통해 다잡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 회의에서 “공직자들은 공직 생활하던 중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퇴직금이 날아가는데 의원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재판 지연을 방탄 수단으로 쓰고 그렇게 재판이 지연되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면서 이 나라 사법 체계가 잘못되고 있다는 잘못된 사인(신호)을 국민에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 발언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는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담당 재판부 사임으로 재판 지연이 불가피해지자 ‘방탄 논란’이 불거졌다.
한 위원장은 “형사재판을 받는 의원에게 금고 이상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재판 기간 받은 세비를 전액 반납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키겠다”며 “민주당도 이 제안에 답해주기를 부탁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비대위원들도 이 대표 공격에 나섰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 대표의 병상에서 첫 일성이 ‘현근택은요?’였다”며 “사당화의 완전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과 이 대표가 지난 9일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징계 수위를 논의한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김 비대위원의 ‘현근택은요?’ 발언은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커터칼 피습’ 이후 병상에서 측근에 “대전은요?”라고 물었던 것을 빗댄 것이다. 김 비대위원은 “민주당에 윤리 감찰 시스템이 있음에도 측근 의원과 당 대표 둘이 사적인 관계에서 징계 수위까지 논의된다는 것은 공당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의사 출신인 박은식 비대위원은 “수도권 병원이 더 수준 높은 부산대병원을 배워서 격차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부산대병원을 치켜세웠다. 박 비대위원은 그러면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동료 시민은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권역외상센터를 보유한 부산대병원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부산=정우진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