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상생경영과 준법경영강화를 위해 3년간 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이달부터 대금 결제 시기를 30일로 단축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올리브영 본사를 직접 방문해 글로벌 공략 가속화와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강조했다.
올리브영은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K뷰티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3000억원을 투입하는 상생경영안과 준법경영강화안을 마련,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올리브영은 우선 IBK기업은행과 함께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펀드를 통해 올리브영 중소협력사들은 연 2.39% 포인트 낮은 금리가 적용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업당 최대한도는 10억원이다. 이 경우 연간 2400만원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다.
올리브영 입점 기업 중 50개 기업이 이달부터 우선 금리 절감 혜택을 받는다. 올해 안에 대출 이자 절감 대상 기업을 100곳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대금결제 시기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대금결제 시기 단축은 2021년 직매입한 기업부터 적용하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전체 협력사로 확대 시행한다. 환경 활동과 소외계층 여성 청소년을 돕는 ESG활동 등에도 3년간 500억원 가량을 지원한다.
또 K뷰티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를 향후 3년간 5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이 뷰티시장에 계속 진입할 수 있도록 발굴·육성하고, 해외로 진출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투자다. 기획부터 연구개발(R&D), 영업·마케팅 등 모든 과정에 걸쳐 세심하게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상생안 발표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에는 이 회장이 서울 용산구 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했다. 이 회장이 계열사 현장을 방문한 건 2019년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 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를 다녀간 이후 5년 만이다. 이 회장은 올리브영 본사에서 임직원을 격려하고 상생안 등과 관련해 사업 계획을 점검했다.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올리브영은 다가올 위기에 미리 대비해 ‘온리 원’(ONLY ONE) 성과를 만든 사례”라며 “단순히 실적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사업을 준비하고 일하는 방식이 그룹의 다른 회사도 배워야 할 모범”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실적에 안주하면 반드시 위기가 오더라. 앞으로도 선제적으로 미래를 대비해 달라”며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자로서 건강한 뷰티 생태계를 조성할 책임이 있다. 협력업체에 손해를 보도록 강요하는 회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올해 현장경영 차원에서 성과를 거둔 그룹 계열사를 추가 방문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뷰티의 해외 진출은 올리브영의 성장과 함께 해왔다. 201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연 2조~3조원대였던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약 11조원(84억7000만달러)까지 급증했다. 약 10년 사이 4~5배가량 몸집을 키울 수 있었던 건 올리브영을 통해 다양한 중소 브랜드가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는 “토종 뷰티 플랫폼인 올리브영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는 성공모델을 확산하도록 하겠다”며 “화장품이 대한민국 대표 수출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K뷰티 산업의 글로벌 전성기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