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곰이 달곰이…’ 제주 온 반달가슴곰 13일부터 공개

입력 2024-01-11 14:14
경기도의 한 전시시설에서 제주로 둥지를 옮긴 반달가슴곰 4마리가 제주자연생태공원 내 사육장에서 막바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곰 사육 종식을 앞두고 제주 보호시설로 옮겨진 반달가슴곰들이 적응 훈련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된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제주자연생태공원에서 보호하고 있는 반달가슴곰 4마리를 야외 적응훈련이 마무리되는 13일부터 매일 오전 10시~오후 4시 무료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제주에 새롭게 둥지를 튼 반달가슴곰은 2013년 생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용인의 한 전시 시설에서 사육되다 개인이 사육을 포기하면서 제주의 보호시설로 오게 됐다.

지난달 15일 제주 이송 후 안정화 과정을 거쳐, 지난 3일부터 귀소 훈련 등 야외 적응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은 앞서 제주도가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준공한 생태공원 내 방사장(1355㎡)과 실내 사육장(186㎡)에서 지내고 있다.

암컷 2마리와 수컷 2마리로, 제주 이송 후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

이름도 얻었다. 생태공원 측은 곰돌이, 곰순이로 통칭되어 온 곰들에게 일곰이, 달곰이, 반달이, 웅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었다.

용인시의 한 전시시설에서 제주로 온 반달가슴곰 4마리가 제주자연생태공원 내 사육장에서 막바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반달가슴곰은 한반도 전역에 서식했지만 서식지 파괴, 웅담 등 보신 문화로 밀렵이 성행하면서 수가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는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반달가슴곰의 제주 이주는 2022년 환경부와 지자체, 곰사육농가, 동물보호단체가 곰 사육 종식 협약을 맺은 후 보호시설로 옮겨진 첫 사례다.

당시 환경부는 2025년까지 농가가 자율적으로 사육곰 개체수를 줄이고, 나머지 곰들은 순차적으로 보호시설에 이송하기로 했다.

강창완 제주자연생태공원 원장은 “반달가슴곰 4마리 모두 건강하게 잘 적응하고 있다”며 “적정한 범위에서 제주지역의 자연생태교육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