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유럽연합(EU)이 공격받더라도 돕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이 공개됐다.
1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스위스 다보스포럼 때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EU가 공격받더라도 미국이 도우러 가거나 지원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은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이 전날 열린 유럽의회 행사에서 이를 공개하며 알려졌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당시 비공개회의에 배석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제 죽었고, 우리는 나토를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일 출신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에게 “당신(독일인)들이 방위비를 내지 않은 탓에 당신은 나에게 4000억 달러를 빚지고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을 전하며 “이제 그(트럼프)가 돌아올 수도 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려면 우리 스스로 방산을 육성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유럽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률이 미국과 비교해 낮다고 지적하며 나토 탈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EU를 압박해 왔다. 폴리티코도 “대서양 횡단 동맹에 대한 트럼프 회의론은 이미 잘 드러났기 때문에 유권자들을 동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을 비판하며 우려를 제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대선 캠프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동맹국도 버릴 것이라는 생각은 이미 잘 알려진 트럼프에 대한 진실”이라며 “그는 대통령으로서 독재자들과 친분을 쌓고, 우리를 덜 안전하게 만드는 데 4년을 보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