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0일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환조사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최 전 수석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인터넷 매체 ‘리포액트’가 대선 직전 보도한 ‘최재경 녹취록’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조작됐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제3자의 발언이 최 전 수석의 발언처럼 허위 보도됐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이 최 전 수석 본인이 맞는지 등을 조사하며 녹취록의 진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재현 기자는 대선 8일 전인 2022년 3월 1일 “조우형(대장동 대출 브로커)씨 사촌 형 이모씨와 최 전 수석의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리포액트를 통해 보도했다. 허 기자는 이 기사에서 “이씨가 ‘김양 전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조우형씨가 김 회장 심부름꾼이었거든요. 솔직히’라고 말하자 최 전 수석이 ‘윤석열이 그런 말을 했다’고 맞장구쳤다”고 썼다.
최 전 수석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장으로 윤 대통령의 상급자였다. 허 기자는 이를 근거로 윤 대통령이 당시 조씨가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봐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JTBC·뉴스타파 등이 보도한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었다.
최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검찰이 허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리포액트 보도 자체를 지금 봤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재경 녹취록 속 이씨의 대화 상대로 등장하는 사람은 최 전 수석이 아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 최모씨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윤석열 은폐수사 및 50억 클럽 진상 규명 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